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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주의자들 사건 (03-11-26)
민가협11-17 12:45 | HIT : 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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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주의자들 사건"



<민주가족 25호> 2001년 6월 발행



1. 국제사회주의자들 사건 관련자 구속현황
국제사회주의자들(International Socialists·이하 IS) 사건은 1992년 2월, 18명의 첫 구속자가 발생한 이후 2001년 5월까지 총 155명이 구속되었다. IS 사건은 국가보안법 사건 가운데 특이하게도 1992년 첫 사건 이후 무려 10년 동안 매년 구속자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국가보안법 조직사건의 경우 구속사건이 발생하면 그 조직의 활동이 정지되거나 해산하여 사건이 재발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IS사건은 단일 사건으로 '10차'에 걸쳐 구속자가 발생한 전례 없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IS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상의 이적단체이며 IS가 발간한 각종 선전물들이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이라는 것이다.
IS 사건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더라도, IS는 줄곧 토론 모임으로 나타나 있으며 주요하게는 IS에서 발간한 기관지나 유인물을 집회장에서 판매한 행위 또는 소지하고 있는 책자가 문제되었다. 즉, 기관지 판매 이외에 자신들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구체화 한다거나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든지 하는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도, 이들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가입 및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 혐의로 구속하였던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크게 △ 이적단체의 정의를 사실상 북한을 지칭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단체에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단체로 확대된 국가보안법 개정으로 인해 이적단체로 규정되었으나 △ 국가변란의 선전·선동이라는 개념이 광범위하고 불명확하여 수사기관에 의해 자의적인 적용이 계속되었으나 법원 역시 이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유죄판결하였고 △ 98년 이후 검찰이 이적단체로 기소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이적표현물 소지 배포혐의를 적용하여 지속적으로 구속기소 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 국제사회주의자들 그룹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내용과 문제점
국제사회주의자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내용은 주로 2가지로 나타난다. 국가보안법상 7조 3항 이적단체 가입혐의, 7조 5항 이적표현물 소지, 배포, 판매 혐의가 그것이다.

1> 이적단체 기소의 문제점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이적단체?
국제사회주의자들은 1992년 11월 1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받았다.
IS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은 1991년 5월 개정된 국가보안법에 의한 것으로, 법 개정 이전 국가보안법 7조 3항(이적단체)에서는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반면, 개정 이후에는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단체"까지로 이적단체 범위를 확대했다. 따라서 검찰은 법 개정이전에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비판하고 구소련을 '국가자본주의' 체제로 비판해온 '트로츠키주의'를 신봉해온 IS를 이적단체로 규정할 수 없었으나, 법 개정이후에는 이 조직을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해온 단체'로 규정, 1992년 2월경 IS 조직원들을 대거 구속기소하기에 이른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면서 국가보안법 개정 이후 IS에 가입한 이들은 법정형이 무거운 이적단체 가입 혐의로 기소했으나, 단체 구성을 처음에 주도하거나 활동기간이 오래된 이들은 오히려 법정형이 낮은 이적표현물 제작·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구속된 이들에 대한 재판에서는 IS 가입 시기가 쟁점이 되었다. 1992년 6월 23일, 서울지방법원 합의21부(김연태 부장판사)는 이적단체 가입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행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후자를 91년 5월 개정법에 신설했다"고 전제하고 "검찰이 북한과는 노선이 다른 IS를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단체로 규정하지 않고 단순히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단체로 보는 이상 조씨가 가입한 시점에서는 이 단체를 이적단체로 볼 수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1990년 4월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한 '한정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1991년 5월 개정된 국가보안법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적단체의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더구나 '국가변란'에 대한 개념조차 규정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형벌구성요건이 구체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아 수사기관들의 자의적 남용과 그에 따른 인권침해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연유로 IS 사건과 관련하여 1995년 부산지방법원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 제5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즉, '국가변란'이라는 개념의 그 의미나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고 국가변란을 선전'하는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것은 그 해석이나 적용에 있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IS는 그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은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이적단체라고 규정됨으로써 합리적인 법리 검토 없이 일괄적으로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이 이어진 것이다.

이적목적을 가진 단체로서의 계속성 문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적의 목적성과 계속적이면서 최소한의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적이고 실질적인 결합체라는 단체로서의 실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검찰은 IS에 대해 '계속적'이면서 '최소한의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1992년 첫 구속당시 파악한 IS의 주장요지를 지금까지 그대로 원용할 뿐이다. 예컨대 1998년 검찰은 "IS 조직은 1991년 11, 이미 결성된 '노동자 권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확대개편하여 새로이 결성한 조직으로, 기관지로 <지지와 연대>, <청년사회주의자>, <선진노동자>, <노동자연대>, <사회주의노동자> 등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면서 조직원 편입 및 사회주의 확산에 주력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다수 참가하는 총파업 지회에 참가하여 기관지 <사회주의노동자>, <선진노동자> 등 정치신문을 판매하면서 사회주의 혁명을 선전·선동하고 노동자계급의 혁명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자연대>외 위 기관지들은 이제 발행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위 기관지들이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검찰의 위 주장 어디에도 최근 IS 조직의 구성실태 등 현황이라든지, 이들이 정치신문 판매 이외에 자신들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과 혁명정당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적시되어 있지 않고, 그저 추상적으로 정치신문 판매 행위가 사회주의 혁명을 선전 선동하고 혁명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할 뿐이다.
이처럼 검찰은 1992년 초기의 IS 활동 내용을 지금까지 이적단체의 근거로 내세울 뿐, 이 조직이 계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입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하는 공소사실
한편 최근 2, 3년동안 검찰은 IS 관련 구속자들에 대해 이적단체 가입 등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7조 5항만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S 조직의 사상이 표현되어 있는 출판물을 소지하고 있거나, IS에서 펴낸 유인물을 집회장 등지에서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공소장 첫머리에는 "일체불상의 시간, 장소에서 성명불상의 조직원에게 국제사회주의자들 그룹 조직원으로 활동할 것을 결의하고,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국제사회주의자들 그룹에 가입하고" 또는 "위 단체에 가입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자"라고 일괄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7조 3항을 적용하지 않으면서도 "IS에 가입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다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것이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반하는 것이므로 공소제기 방식에 관한 중대한 위반이므로 공소제기는 무효"라며 "법원은 공소를 기각하라"고 주장했다.

일체불상의 장소, 시간에 이적단체에 가입하다?
이처럼 이적단체 가입죄를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적단체가입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체포하기 때문이고 수사과정에서 본인의 자백조차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유일하게 7조 3항(이적단체 가입)이 적용된 박현정씨(2000.5.7.구속)의 경우, 공소장을 살펴보면 "1994.12.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IS의 조직원인 성명불상자로부터 동 단체의 조직원으로 가입할 것을 권유받고, 그 무렵 이를 수락한 후 동 단체의 사상학습 교재와 <노동자연대> 등과 같은 동 단체의 기관지 등을 주교재로 하여 조직원들과 함께 사상학습을 전개하는 등 조직활동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주의자들에 가입하고"라고 기재되어 있다. 검찰은 박씨의 이적단체 가입 경위에 대해 '1994년 12월 경, 서울 이하 '모처'에서 IS의 조직원인 '성명불상자'로부터 조직원으로의 가입을 제의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기재했으나 그 범죄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등에 관하여 아무런 적시가 없을 뿐 아니라 '이적단체'에 가입시킨 '주범'이 누구인지도 특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공소사실로는 이적단체의 가입죄가 성립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재판부는 박씨를 1심 재판과정에서 보석으로 석방했다.

2> 이적표현물 기소에 대한 문제점
IS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사실 가운데 이적표현물에 대한 혐의는 집회장소에서 IS 기관지인 <노동자 연대>를 판매한 것과 수사기관에 체포 당시 압수된 책들이 이적표현물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소지하거나 판매한 책자, 유인물 등에서 일관되게 표현된 사상은 '트로츠키주의'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들은 이 사상의 매우 특이한 측면을 지적하면서 "피고인들이 소지하고 있던 표현물에서는 음모적인 쿠데타나 무장봉기에 대해 반대하고 '대중의 자발성'과 '대중으로부터의 동의'를 강조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상이 최소한 무장봉기 등에 의해 국가권력을 전복하려고 기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IS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들은 "이론적으로는 폭력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구체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위한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소장에 따르더라도 이들은 주로 자신들의 생각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학습모임을 갖거나 또는 집회장에서 <노동자연대> 등 유인물을 판매하는 등의 활동을 해온 것이 "행위"의 전부이다.
또한 변호인들은 "기존의 사회주의에 반대하고 현 북한체제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상을 가진 피고인들이 자신의 입장을 담은 표현물들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실질적으로 위험성이 없을 뿐 아니라, 특히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북한 체제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상, 이들의 행위에는 상징적 위험성 마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이 제기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에 대해서도 1957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Yates vs Us)에 비추어볼 때 "국가변란을 선전ㆍ선동할 목적"이란 "불법적인 행동으로 직결되거나 즉각적인 폭력행사를 주장하는 선전ㆍ선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며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표현물들의 내용을 보면, 트로츠키주의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불과하고, 이를 '불법한 행동으로 직결되는 선전ㆍ선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단지 추상적인 원리의 선전ㆍ선동에 불과하고 이론적 정당성을 주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2000년 이후 구속기소된 이들의 공소사실을 살펴볼 때, 이들은 대부분 각종 집회에서 IS의 기관지인 <노동자연대> 등을 판매하고 기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로 국가보안법상 7조 5항을 적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모두 2, 3년전의 일이었고, 이후에는 판매사실 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2, 3년전 집회에서 찍은 사진을 증거로 내세워 이들을 구속하였는데, 이렇듯 사진 채증 등 행적을 모조리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뒤늦게 구속한 처사는 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우려먹기식으로 인신구속을 남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한편 IS에 가입하거나 또는 IS의 기관지등을 소지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들 이외에도 IS가 표방하는 트로츠키주의의 이론 또는 주장이 담긴 책자를 출판한 출판인, 이러한 출판물의 일부를 요약하여 컴퓨터 통신에 게재한 학생, IS 기관지를 위탁판매한 서점주인도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혐의로 구속되는 등 광범위한 구속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10년동안 155명의 구속자를 발생시킨 IS 사건은 '국가변란'이라는 개념이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남용이 가능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적단체로 판결난 이후 경찰의 무분별한 대량구속이 남발하고 있다. 이러한 대량구속은 무엇보다 검찰의 기소실태와 사법부의 판결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이 IS 관련자들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법원에 제출한 것은 1992년 당시 조직원의 주장, 그리고 <노동자 연대> 등 기관지와 체포된 사람들이 소지한 책들을 복사한 복사물과 집회에서 <노동자 연대>를 판매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사법부는 이렇듯 IS를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주요근거인 '사회주의 혁명을 선전·선동한다'는 것이 어떻게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실질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명백한 이적행위인지에 대해 검찰이 전혀 입증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검찰의 기소대로, 천편일률적인 유죄판결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구체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특정 사상을 근거로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명백히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사상에 대한 처벌이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행위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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