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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2004년 국가보안법 적용실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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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 국가보안법 적용실태 보고서  
2004년 국가보안법 적용실태 보고서
  1. 들어가며
2004년은 나라안팎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한해였다. 17대 총선이 끝나자 마자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국가보안법 폐지 혹은 개정에 찬성하는 비중이 87.7%에 이 른다는 설문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또한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법무부와 국회에 권고하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방송에 출연, 국가보안법 폐지를 역설하였다. 전문가 단체들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한국형 사법학회 등 3개 형사법학회는 "국가안보는 기본법률인 형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국가보안법은 현행 형법으로도 대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관심의 초점이 되기도 하였는바, 9월에 열린 세계인권기구대회에 참가한 루이즈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과 세계 인권활동가들 역시 '인권'의 원칙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문하였다. 한편 300여개의 시민 사회단체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를 중심으로 문화제, 집 회, 기자회견, 의견서 발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촉구하였다. 특히 12월에는 1천명이 노상단식농성을 벌이며 17대 국회가 국가보안법 폐지에 나설 것을 강력하 게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국가보안법 제정된 이래 폐지여론이 높았던 2004년도는 국가보안 법 문제가 정치권의 의제를 넘어선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인권의 문제이고, 56년동안 지 속되어온 냉전과 반인권의 상징인 국가보안법을 넘어서고 개혁과 인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국 민들의 요구가 높았던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럼에도 2004년에도 국가보안법 구속사태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국회에서 여야 대표가 국 가보안법 존폐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에서도 이 법의 폐지이유로 가장 크게 지적되어온 자 의적 적용, 남용실태는 그대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국가보안법의 적용실태를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인권침해를 되 짚어 봄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자 한다.

2. 2004년 국가보안법 적용사건 실태
1) 국가보안법 적용 구속 실태
2004년 한 해 동안 국가보안법 구속자는 총 37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03년 1년 동안 국 가보안법 위반 구속자 78명의 47% 수준의 수치이다.
이와같이 국가보안법 적용 구속자가 지난해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은 2004년 한해동 안 첨예한 국가보안법 존폐논쟁이 일었고, 이로인해 수사기관의 자의적 적용실태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면서 국가보안법 적용기관들이 이를 의식하게 된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법 원 역시 국가보안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것을 이유로 들어 판결을 뒤로 미루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남북교류가 개성공단 공동투자 등 점차 정부차원의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고, 민간 교류 역시 사회적 합의 틀 안에서 전개되고 있어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사건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점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 발생한 사건 가운데는 남북 민간차원의 교류행위를 회합통신(8조), 국가기밀(4조) 등을 적용한 사건이 다수 있었으나 2004년에는 전 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주대오(아주대) 사건 역시 과거 사건 관련자들을 추가로 구속하는 차원이어서 새로운 사건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음으로 2004년 국가보안법 구속자 37명을 적용된 조항별로 살펴보면 100%가 7조(찬양 고 무)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별로 살펴보면 우선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혐의(7조3항) 사건으로는 한총련 대의원으로 서 한총련을 탈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8명(전체 구속자의 75.7%),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으 로 4명이 구속되었다. 이로인해 이적단체 조항 위반자가 32명으로 전체 구속자의 86.5%를 차 지하였다. 또한 이적표현물 사건(7조5항)이 5명으로 전체 구속자의 13.5%로 나타났다.

2) 국가보안법 적용 사건별 분석
① 한총련 대의원 국가보안법 적용사건
한총련을 탈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7조 3항)이 적용된 이는 모두 28명으로 2004년 한해 구속자의 75.7%를 차지한다. 검찰은 이들에 "북한 공산집단 은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불법조직된 반국가단체로서 … 한총련은 주체 사상을 지도사상으로 설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있으며 … 북한의 대남투쟁 3 대 과제인 자주, 민주, 통일 노선을 적극 수용하여 … 친북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이적단체" 라는 천편일률적인 공소사실을 되풀이했다.

2004년 구속된 한총련 대의원들은 대부분 중복가입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에 대해서는 1회 가입에 대해서만 한총련 불탈퇴(7조 3항) 혐의를 적용하고 다른 기수 가입에 대해서는 이적 표현물 조항(7조 5항)을 적용하고 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자. 한총련 12기 의장 백종호(외국어대 총학생회 장)씨는 2002년 단과대 학생회장으로서 10기 대의원 활동을 했으며, 2004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뒤 12기 한총련 의장 활동을 했다. 그런데 검찰은 백씨에 대해 10기 한총련을 탈퇴하 지 않았다는 이유로 7조 3항을 적용했고, 의장으로 활동한 12기 한총련 활동에 대해서는 이 적단체 구성죄를 적용하지 않고, 7조 5항을 적용했다. 특히 백씨에 대한 7조 5항 적용 근거 로 밝힌 이적표현물들은 <2002년 애국외대 겨울일꾼 배움터(자료집)>, <서총련 21차 정기대 의원대회 자료집>, <제10기 한총련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를 취득한 점과 <제12기 한총련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을 제작 반포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적용은 1997년 제5기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할 당시의 검찰의 시각과 정면배치된 다. 당시 "간부진의 구성과 성향에 따라 매년 한총련의 노선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들어 이전 기수 한총련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이적단체'로 기소했다. 만약 이 근거대로라면 중복 가입한 한총련 대의원들은 그 가입 기수별로 이적단체 가입죄로 처벌받아야할 텐데 검찰은 일사부재리를 이유로 최초 가입 기수에만 이적단체 가입 죄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한총련 이적규정 자체가 갖는 모순, 즉 활동내용이나 구체적인 행위에 대한 책임이 아닌 단체 가입 자체를 처벌하는 모순에서 기인한 것으로 법리적 판단이 시급한 지점이다.
그런데 한양대 학생 박무웅(한양대, 8·9기 대의원)씨의 검찰 작성 공소장을 살펴보면 위의 경우와는 상반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이적단체인 8, 9기 한총련에 가 입"하였다며 이적단체 가입죄를 적용하였다. 검찰은 박씨를 기소하면서 8기와 9기가 어떠한 근거로 각각 이적단체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증없이 8기와 9기를 포괄적으로 이 적단체로 기소함으로써 검찰의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법 적용실태를 드러냈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해 한총련 사건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내렸다.

②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7조5항) 사건
2004년 한 해 동안도 이적표현물 조항은 여전히 인신구속의 강력한 기제로 작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한총련 활동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어김없이 이적표현물 조항 을 적용해 구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한 해 동안 이적표현물 사건 구속자는 총 5명이다. 이 가운데 한총련 관련 문건이 문 제가 된 구속자는 4명인데, 이들은 과거에 한총련을 탈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된 전력 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검찰은 한총련 중복가입에 대해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최초 기수에 대해서만 이적단체 조항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복된 기수에 대해서는 처벌 하지 못하는 수사기관이 이들에 대해 관행적으로 이적표현물 소지 및 취득죄 등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윤영일(전남대)씨는 2002년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10기 한총련 대의원 활동을 하다 구속기소 되어 집행유예로 출소했다. 이듬해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어 11기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한 후, 2004년 재구속되었다. 검찰이 윤씨에게 적용한 법은 사실상 11기 대의원 당시 한총련 학 생들의 광주 5.18묘역 시위 관련하여 집시법,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이었는데도, 검찰은 윤씨가 <제11기 한총련 임시대의원 대회자료집>, <제12기 남총련 출범식 꼬마 자료 집> 등 5개의 문건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이적표현물 조항을 곁들여 적용했다. 윤씨는 1년6월 실형에다 집행유예 기간 구속으로 인해 3년 동안 옥살이를 해야할 처지이다.
또한 과거 한총련 대의원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었던 최경남(광운대)씨, 주훈(고려대 서창)씨 는 2004년 구속사유가 이적단체 재가입이 없었음에도 이적표현물 조항이 적용된 사례이다.
이들은 과거 한총련 대의원 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기소된 이후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한총련 산하 조국통일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했다. 2004년 체포될 당시 취업중이거나 공익근무 중이었던 이들은 서울경찰청 옥인동 분실에서 수사를 받았고, 수사기관은 <제9기 한총련 정 기대의원대회 자료집>과 <친구>(9기 한총련 출범식 자료집)등의 문건, 인터넷 각종 사이트에 서 내려받은 문건과 컴퓨터 파일을 문제삼아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구속기소했다. 과거 한총련 전력을 문제삼아 무조건 이적목적을 추정하여 이적표현물 조항을 자의적으로 남용한 사례라 할 것이다.

한편 이적표현물 사건에서 이적표현물로 규정된 표현물의 내용이 과연 이적표현물인가 하는 의문점이 제기된다. 한총련 명의로 발행된 자료집의 대체적인 내용은 검찰 공소장에서도 확 인되듯이 "국가보안법 철폐, 주적론 철폐, 국정원 등 폭압기구 해체, 노동악법 철폐" 등으로 일반 시민사회단체에서 주장하는 바와 동일한 경우가 허다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수사기 관은 이를 구속수사 대상으로 처벌하고 있어 상식적 형평성 뿐아니라 법적 객관성도 상실하 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검찰은 한총련이 "민주집중제"라는 조직원리를 언급한 점에 대해서 "북한의 조직운영의 원리에 동조하여 이를 정당화하고 선전"하는 것으로 이적 표현물로 기소하는 황당함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수사기관은 한총련 출범식이나 집회에 참석하면 누구나 보게 되는 관련 자료집에 대해 서 어김없이 7조 5항을 적용, 기소하고 있다. 조정원(경원대, 10기·11기 대의원)씨의 경우 < 제10기 한총련 대의원대회 자료집> 2건 가운데 2002.4.20 취득한 자료집에 대해 "10기 한총 련 총노선이 남한사회 인식은 기존의 한총련과 마찬가지로 북한정권의 대남사회관에 기초하 고 강령전문은 북한정권의 대남투쟁과제인 '자주, 민주, 통일노선'을 여전히 그대로 수용하는 이적표현물"로, 또 다른 대의원대회자료집(2002.9.13)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을 그 대로 수용하고 국가보안법 철폐, 주적론 철폐, 국정원 등 폭압기구 해체, 노동악법 철폐 등을 선전선동"하는 이적표현물로 기소했다.
한편 울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6월 28일 서울 송파구의 한 PC방에서 북한 관련 글을 인터넷에 올린 남궁호경 씨를 7조 위반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남궁씨는 지병을 앓고 있다는 가족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구속되었으며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났다.

이처럼 7조 5항의 이적표현물 조항이 "동조, 선전·선동" 등 추상적인 단어로서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에서 기인한 남용 현실은 수사기관의 수사편의주 의 관행과 맞물려 심각한 양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원은 여전히 이적표현물의 이적목적에 대해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이 아니더 라도 미필적 인식이면 족하다"는 기존 판결문을 되뇌이는 구시대적인 판결로 일관하였다.

③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
2003년 최초 발생한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 구속자들의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 주대 재학생 4명이 구속되었다.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이란 2003년 12월, 수원 아주대학교 총 학생회 활동을 같이했던 선·후배 학생들 14명이 아주대 내 지하조직 '자주대오' 구성원이라 는 혐의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혐의로 체포된 사건으로, 수사기관은 14명 가운데 11명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혐의를 적용하여 구속했다.
검찰은 구속자들이 아주대 내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조직의 강령, 규약에 따 른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을 결성하여 일정한 시기마다 추가로 조직원을 영입하여 사상 학습과 실천투쟁을 전개해 자주적 학생회를 구성해 연방제 통일을 지향하는 비합법·비공개 조직으로 북한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을 하는 자주대오에 가입했 다고 기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지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로 볼 만한 증거가 없 다"며 이적단체에 대해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수사기관이 이적단체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없이 마구잡이 구속수사를 남발한 문제점을 반증하기도 하였다. 2년에 걸쳐 총 16명의 구속자를 발생시킨 이 사건은 2004년 구속자 2명을 포함, 모두 8명이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났다.

3. 2004년 국가보안법 사건의 특징
1) 7조(찬양 고무) 사건이 100%
올해 구속자 37명 모두 7조 위반 사건이었다. 이로써 여전히 국가보안법 7조가 인신구속의 손쉬운 수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해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먼저 한총련 학생들의 경우 학생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장 등에 당선되는 순간 한 총련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7조 위반자들이 된다. 또한 한총련 대의원 대회 자료집이나 사업 계획서 등 한총련 관련 문건을 우연히 보는 것 마저 이적목적을 추정해 이적표현물 탐독, 취 득, 소지, 배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함으로써 인신구속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7조 법 조문 자체의 추상성, 모호성으로 인한 수사기관이 임의적, 자의적으로 손쉽 게 적용해 구속하는 수사관행이 자리 잡았고 이것은 나아가 7조 남용현실을 부추기고 있다 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특히 7조의 이적표현물 조항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해서 수사 하면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이전에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조건을 허용해 객관적 수 사보다는 인신구속으로 인한 자백강요 수사관행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체포상태에서 구속확정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해 결국 충분한 자기 변론보다는 수사기관의 수사에 협조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수사기관의 자의적 적용 여전
2004년 구속자들은 전원 지방경찰청 소속 보안수사대, 일선 경찰서에서 체포 구속했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과는 총 10명의 구속자를 양산했는데 옥인동 보안수사대(보안 1과) 는 9명을 구속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옥인동 대공분실은 한총련 대의원 7명을 외에도 한총련 관련 문건을 문제삼아 주 훈(고 려대 서창), 최경남(광운대)씨를 구속했다. 최씨의 경우에는 학생운동을 정리하고 지방에서 취업 활동 중이었는데 느닷없이 옥인동대공분실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되었다. 자신의 이메일 주소에 보관 중이었던 컴퓨터 파일들을 문제삼아 구속되었다. 그런데 최씨는 2000년 6월 구 속당시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구속수사 받은 것으로 확인돼 우려먹기식 수사라는 비판과 함 께 구속사안이 아님에도 이적표현물 조항을 억지 적용해 인신구속 남발의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 일었다. 또한 주 훈씨는 공익근무 도중 갑작스레 연행되었는데 1년여 전에 우연히 잃 어버린 가방속의 문건 등이 문제가 되어 구속된 것이다.

3) 법원, 잇단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변화 없어
한해동안 법원의 판결을 살펴보면 이전에 비해 완화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특히 보석율, 1 심 집행유예율을 살펴볼 때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2월 현재, 1심 재판이 끝난 35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석 7명, 1심 집행유예가 24명으로 68.6%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구속영 장 기각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데, 고희철(외대 왕산, 7기 한총련대의원)씨는 9월 3일 국가보 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으나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한 김현석(조선대, 12기 한총련 대의원)씨는 2005년 1월 28일 체포되었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한편 집행유예 기간 중 임에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례(여태희, 경북대)와 불구속 수사 중인 학생들에게 선고유 예를 판시(2건)하는 등 유연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2004년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 대해 법원의 잇단 무죄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①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 무죄판결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고등법원 제4형사부는 2004년 12월 29일 최석진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적단체 구성 가입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재판 부는 이적단체를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의 변 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할 것을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에 의하여 결성된 지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로 전제하고, 아주대 자주대오는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 어 무죄판결 했다.

② 민족사랑애국청년회(민애청) 상고심 무죄판결
2004년 7월 9일 대법원 제2부 재판부는 민애청에 대한 상고심 판결에서 '이적단체'라는 원 심판결을 뒤집고 무죄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민애청이 범민련 등에 직접 참가한 단체가 아니 고, 198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청년들의 모임으로 발족된 단체로서 발족당 시 이적단체성이 없었으며, 조직목표인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이 북한의 주장이 주장하는 바 와 같은 목표로 직접적으로 변환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민애 청이 소모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공개적인 방법으로 회원 모집을 했고, 회원 대부분이 직장 인들로 회원 가입 탈퇴는 자유롭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민애청이 지향하는 노선이나 목적 이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어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는 지적과 함께 이적단체 판결 원심을 파기했다.

③ 송두율 교수 항소심 무죄판결
"건국이후 최대 거물간첩 사건"이라는 여론재판과 함께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킨 송두율 교수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무죄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7월 21일, 송두 율 교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학술행위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 판부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에는 피의자 에게 유리한 판결을 해야 한다는 형사법의 일반원칙은 국가보안법 사건에도 적용되어야 한 다"고 전제하며 1심 재판과 달리 "북한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 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학술대회 개최, 김주석 조문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국 가존립에 "명백하고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위의 판결들은 그동안 국가보안법 사건 재판에서 사법부가 명백한 증거 없는 경, 검찰의 주 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던 관례를 깨고, 증거주의와 명백한 위험성을 판단의 잣대로 세운 중요한 의미를 지닌 판결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2004년 구속된 이들 사건에 대해서 1심 판결을 마친 23명에 대해 전원 유죄판결을 내린 점, 한총련 학생들에 대해 반성(탈퇴) 여부에 따라 판결의 주요기준으로 명시한다는 점 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한 인권침해를 인식한 근본적인 변화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속자들의 반성(탈퇴)여부를 기준으로 실형을 확정하는 사례도 있어 법원의 근본적 인 인식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지난 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구태의연한 판결문을 되풀이하는 판결도 있었다. 2003년도 에 구속된 민경우(전 통일연대 사무처장)씨와 강태운(전 민주노동당 고문)씨에 대한 항소심, 상고심이 진행돼 원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또한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 사건 재판부는 1심 판결문을 통해 "한청의 강령이나 소식지는 남한 사회를 미제국주의 식민지로 규정하고 있고,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인민민주주의 혁명 등을 주장"하고 있 으므로 검찰의 기소사실이 인정되며, 특히 한청이 주장하는 연방제는 "일반적 연방제가 아니 라 북한의 연방제 통일 강령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어 우리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위해할 수 있다"며 유죄판결 하고 말았다.

4. 마치며
2004년 국가보안법 적용실태를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구속수치는 줄었으나 국가보안법 의 본질적인 위험성은 그대로 나타났다. 특히 구속자 전원에게 국가보안법 7조가 적용됨으로 써 수사기관의 7조의 남용실태가 심각한 양상임을 보여주었고, 검찰의 냉전논리에 근거한 기 소행태, 잇단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판결에서 전근대적인 판결로 일관함으로써 국 가보안법에 의한 인권침해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4년 한해 구속자 전체가 7조 위반자라는 사실은 그동안 국가보안법 핵심 독소조항 으로서 7조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게 한다. 국가보안법의 추상성, 모호성이 7조에 이르러 극대화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고 인간의 내심을 국가보안법 잣대에 맞춰 제한하고 강요하면서 국가형벌권으로 처벌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 전반에 서 다양한 생각, 사상, 의견들을 민주적 방식으로 소통하고 존중하기보다는 흑백논리에 따른 이분법, 자기생각과 다른 생각을 반대하고 물리치는 배타성이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형법으로는 처벌하지 않았던 행위 이전의 인간의 내심을 처벌하는 야만 행위를 국가보안법이라는 특별법을 빌어 지속해 왔다. 따라서 형사법 체계를 바로세우고 헌 법정신을 되살려 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국가보안법은 하루빨리 폐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처벌하고 있는 7조를 전면폐 지하지 않고서는 국가보안법의 본질적인 위험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이와같은 문제점에 주목, 국가보안법 7조를 비롯하여 국가보안법을 개정이 나 대체입법이 아닌 완전폐지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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