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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요타 추적 저널리스트 요코타 하지메
민가협02-20 10:14 | HIT : 6,264
[인터뷰] 도요타 추적 저널리스트 요코타 하지메


“세계 1위를 노린 무리한 생산확대 노선과 경비 절감, 은폐 체질이 리콜 사태를 초래했다.” 지난 5년간 ‘품질과 안전의 신화’로 포장된 세계 최대 자동차 대기업의 감춰진 면을 파헤치며 <도요타의 정체>(1권 2006년, 2권 2008년)를 펴낸 프리저널리스트 요코타 하지메(52)는 지난 17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1000만대가 넘는 도요타 리콜 사태의 본질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도요타 사태의 본질에는 세계적 기업의 체질 문제뿐 아니라, 일본 주류 언론의 봐주기 보도, 비정규직 확대와 마구잡이 해고, 자민당 55년 체제에서 계속된 정경유착 등 일본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감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12조엔 넘는 유보금 있으면서도…대량 해고
비정규 기간공 언제 잘릴지 모른채 불안
숙련공이 신참에 기술 가르쳐주려 하지 않아

-도요타 리콜 문제가 확대된 배경은 무엇인가?

“며칠 전 똑같은 질문을 도요타의 제2 노조인 ‘전도요타노조’의 와카쓰키 다다오 위원장에게 한 적이 있다. 그는 2006년 10월 구마모토현에서 5명이 부상당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회사 쪽에서 대량 리콜을 발표했을 때, 당시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에게 개선 요구를 담은 요청서를 보낸 적이 있다. 그는 도요타가 2000년부터 3년마다 총경비의 30% 절감계획을 너무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가격을 우선해 품질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이 너무 많아서(2005년 생산현장 인원의 39.4%) 여유를 가지고 개발하거나 충분히 품질을 체크하는 태세가 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회사 쪽은 소수 노조라는 이유로 이런 내부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노조는 리콜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망이 걸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요타의 사내 민주주의가 없어서 비판적인 의견이 수용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비정규직의 마구잡이 고용 문제가 도요타 사태의 또다른 배경이라는 지적이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평균 급료가 절반에 불과하다. 40대 도요타 정사원은 대체로 연봉 1000만엔 정도이지만 비정규 기간공은 언제 잘릴지도 모른 채 불안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 도요타는 2008년까지 매년 2조엔 정도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남겨 호황기에 12조엔이 넘는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충격 여파 때 비정규직 사원들을 대량해고했다. 2~3년 전엔 어느 기간공이 혹사당한 나머지 프리우스 제조현장에서 브레이크의 주요 부품을 일부러 좌우 거꾸로 조립한 사실이 출하 전에 발견돼 부랴부랴 대처했다는 사실을 새로 취재해 <주간금요일> 최근호(19일 발행)에 실었다.







과거에는 숙련공 정규직이 후배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이 잘 진행됐다. 종신고용제가 일본 기업의 강점이었다. 모노즈쿠리(물건 만들기)라는 일본 기업의 좋은 기업문화가 지나친 경비절감 정책으로 없어지고 말았다. 또다른 문제점은 2007년부터 도입된 도요타의 성과주의에도 있다. 생산성이 높은 라인에 봉급을 올려주는 시스템이 작동한 결과 숙련공이 비정규직 신참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고, 자신이 성과를 내기 위해 자기중심적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리콜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점 아닌가?

“2006년 대량리콜 사태 때도 결함을 인식하면서 8년간 리콜을 하지 않았다. 구마모토현청이 6명의 교통사고 수사 결과를 밝혀내자 도요타 경영진은 마지못해 결함을 인정했다. 마치 역사가 되풀이되는 듯하다. 리콜 문제가 리콜 은폐 사건이 돼버린 거다. 도요타는 우선 몰리지 않으면 진실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회사 아닌가 라는 불신감을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도요타의 은폐 체질은 아직도 여전하다.

최근 취재에서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결함을 도요타 쪽에서 감추고 있었던 새로운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지난해 5~11월 스스미 공장에서 제조한 하이브리드 신형 프리우스 1만6000대 중 5월 생산된 2대의 결함을 확인했다. 도요타 쪽에 확인했더니 지난 16일 ‘스티어링 기어박스의 볼트를 제대로 조이는 확인이 불충분했다’고 결함을 인정하는 답변을 들었다. 나머지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라인에서 생산한 프리우스 가운데 이런 중대한 결함이 2대밖에 없다는 것은 굉장히 의심스럽다.”

한해 1천억엔 이상 광고비로 쓰기 때문에
언론보도 언제든 억제할 수 있다는 오만
수만부 팔린 비판책 신문에선 한곳도 안실어

-일본 언론의 책임도 있다고 보나?

“신문사 경영진 가운데 도요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광고를 많이 따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도요타는 한 해 1000억엔 이상을 광고비로 쓰고 있기 때문에 언론의 비판 보도는 언제든 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있는지도 모른다.

<주간금요일>은 금기에 도전하는 잡지여서 이곳 취재진과 도요타 관계자 50여명을 취재해 잡지에 연재하고 <도요타의 정체>라는 책으로 묶어 출판했다. 1권만 8만부가 팔렸는데 신문에서는 단 한곳도 실어주지 않았다. 또 프리우스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핵심기술인데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일본 국익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논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요타 사태의 정치적 의미는?

“정경유착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론 도요타가 2005년 ‘아이치 박람회’ 때 세금을 이용해 자신의 공장 주변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한 것을 보고 도요타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도요타는 자민당에 연간 6000만엔가량 정치헌금을 내고, 그 대가로 프리우스 보조금 등 각종 이익을 얻어냈다. 자민당 55년 정경유착 체제를 도요타는 철저히 이용했다. 민주당 정권이 됐다고 해서 이런 정경유착 체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도요타 노조가 가입해 있는 일본 최대 노조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민주당의 최대 지원조직이기 때문이다. 2005년 총선거 때 오쿠다 히로시 사장(1995~2006년 재임)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손잡고 자민당을 전폭 지원했다. 오쿠다 전 사장은 도요타의 모노즈쿠리 정신을 일탈해서 생산확대 시장지상주의로 치닫게 한 장본인이다. 그는 게이단렌(경단련) 회장(1999~2006년 재임) 시절에 파견노동법 개정에 앞장서 일본 사회의 격차 확대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도요다 아키오 현 사장은 도요타 창업자의 ‘프린스’이므로 도요다 가계가 표방한 모노즈쿠리 정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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