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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국정원 다녀오더니...
민가협02-01 10:51 | HIT : 6,734

"며느리가 국정원 다녀오더니...
그날 손을 부들부들 떨었어요"  
'일심회' 마이클장 가족의 끝나지 않은 고통, "美 이중적 태도"  




    
▲ '일심회'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3년째 복역 중인 마이클 장 씨의 누나 화옥 씨가 23일 미대사관 인근에서 미국의 "자국민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화옥 씨 뒤로 보이는 건물이 미대사관.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23일 오후 2시께 서울 미대사관 앞. 이른바 '일심회'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3년째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마이클 장(47, 한국명 장민호) 씨의 누나 화옥(53) 씨가 1인 시위를 하겠다며 "미국은 세계의 반인권법 국가보안법 철폐요청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미대사관 민원실 입구에 섰다가, 이곳 관계자가 "여기는 입구여서 사람들이 드나들어야 하지 않냐"며 인도의 가장자리로 자리를 지정해 줬다. 그러나 곧바로 나타난 종로경찰서 관계자들은 미대사관 인근 한국통신(KT) 건물 쪽으로 나가서 하라며, 법 규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병력을 동원해 화옥 씨를 밀어냈다.

함께 와 있던, 일심회 사건으로 형량(3년)을 마치고 얼마 전 출소한 이정훈(46) 씨와 그의 부인 구선옥(43)씨가 "미대사관 관계자가 여기서 하라는데 대한민국 경찰이 왜 나가라고 하냐", "나가야 하는 규정을 말해 달라"고 항의해 봤지만, 방패를 동원해 밀어내는 병력 앞에는 속수무책.

현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에서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외국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에 대해선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을 경우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될 때는 예외로 두고 있다.

이날의 경우, 경찰 쪽 말대로 "여러 명"이라고 해봐야 4명. 무엇보다 누차 1인 시위라고 강조하며 '어떤 규정에 어긋나는 거냐'는 질문을 해봐도 "규정은 모른다. 아무튼 할 수 없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

생애 처음 해본 1인 시위여서 더욱 긴장했던 화옥 씨는 방패로 둘러싼 병력들과 "야, 밀어"라는 현장 지휘관의 고압적 태도에 겁을 먹을 먹은 얼굴로 "그냥 우리 저쪽으로 가요"라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 미대사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려던 화옥 씨가 종로경찰서 쪽의 제지를 받고, KT건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미합중국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는 국가보안법,
자국민 구속 수감된 데 공식적인 입장 밝혀야"

"지난번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들도 미국 시민권자고, 내 동생도 미국 시민권자다. 그런데 자국민에 대한 자세가 너무 이중적이다. 내 동생에게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

장 씨와 가족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정부에 일심회 사건의 핵심문제인 국가보안법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과 자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탄원서와 질의서를 보낸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미대사관 쪽의 대답은 묵묵부답이라고 한다. 화옥 씨가 떨리는 손으로 피켓을 든 이유다.

피켓을 들기 직전 화옥 씨는 미대사관 쪽에 다시 서한을 보냈다. 장 씨와 일심회 사건 관련자 가족들의 명의로 된 서한은 "지난 7월 8일 영사면담을 통해 본국에 들어가 전달하고 바로 답변을 주겠다고 했으나 그 날 이후 무반응,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입만 열면 인권을 말하는 미국이 미국의 대외정책과 달리 자국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이렇게 무관심을 보이는 이중적 태도를 우리 가족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9년 마이클장은 국제 엠네스티가 정한 양심수로 선정돼 국제 양심수로 후원받고 있다"고도 했다.

    
▲ 화옥 씨가 KT건물 쪽으로 이동한 사이, 이정훈 씨와 부인 구선옥 씨가 "나가라는 규정이 뭐냐"며 항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 씨가 넘어지자 경찰병력은 방패로 둘러싸 사진촬영을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또한 "미국은 보편인권과 미합중국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는 국가보안법으로 자국민이 구속 수감된데 대해 공식적 입장을 내 놓아야 한다"며 "개인의 정견과 사상에 따른 차별이 없이, 마이클장 연관 사건에 대해서도 인도적, 인권적 차원에서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며, 여기자 사건과 마찬가지로 석방탄원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UN이 폐지를 권고한 세계적 반인권법 한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지지하는가 △수사과정에서 협박 공갈과 불법적 피의사실 사전유포의 인권유린을 당했음에도 불구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인 두 여기자 사건과 이중적 기준을 갖고 처리하는 이유는 △자국민 안전과 인권문제를 다르게 처리하는 것은 미국 헌법에 위배되는 조처라고 판단하는데 이에 대한 공식입장은 등의 질의를 했다.

"며느리가 국가정보원 조사 받고 오더니 손을 덜덜 떨면서..."

예상치 못한 경찰병력과의 실랑이에 화옥 씨보다 놀란건 장 씨의 모친 송경완(76) 씨.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대전교도소로 아들 면회도 가기 힘들다지만, 억울한 마음에 딸의 손을 잡고 이곳까지 왔다.

"가족들의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있겠어요? 며느리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고 온 뒤 바로 그 다음날 부랴부랴 간단한 짐만 챙기고 손주들과 함께 미국으로 갔어요. 국정원에서 어떤 말을 듣고 왔는지, 그날 손을 부들부들 떨었어요."

송 씨는 벌써 3년이 넘도록 손주들의 얼굴도 못 보고 지냈다. 미국으로 떠난 며느리는 딸 화옥 씨와 간간이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정도. 어디에 사는지도 몰라 찾아갈 수도 없다.

며느리가 떠난 뒤 화옥 씨네 집으로 거처를 옮겨 지내고 있는 송 씨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정훈 씨는 "미국 정부에서 이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은 쏙 빼고 개인의 차원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나면 당연히 석방 문제로 연결될 거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24일 (목) 03:09:04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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